3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5억 원이다. 1985년에 나온 게임 한 장에 매겨진 값이다. 지난 12일 미국 헤리티지 옥션에서 미개봉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카트리지가 그 가격에 낙찰됐다. 공개 경매에 나온 게임으로는 역대 최고가다.
팔린 물건은 평범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가 아니다. 1985년 출시작의 2차 생산분이고, 1986년 초에 잠깐 쓰인 광택 봉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같은 변종의 미개봉본은 지금까지 세 개만 확인됐으며, 그중 봉인 상태로 공개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카피는 몇 달 전 한 번도 뜯지 않은 NES 본체 번들 상자 안에서 나왔다. 1986년 이후 누구의 손도 닿지 않았다는 뜻이다. 등급은 PSA 9.6 A++.
같은 게임이 누구는 몇 만 원, 누구는 40억
가격을 가르는 건 게임 내용이 아니다. 봉인 여부와 등급이다. 뜯어서 즐긴 중고 카트리지는 여전히 몇 만 원이면 구한다. 반대편 끝에 봉인된 채 등급사의 점수를 받은 카피가 있고, 둘 사이의 거리가 약 45억 원이다.

등급사는 카트리지와 봉인 상태를 0.5 단위 점수로 평가한다. 한때 시장을 주도한 곳은 Wata Games였고, 이번 마리오를 매긴 곳은 PSA다. 9.4와 9.6 사이의 0.2 차이, 그리고 봉인 스티커가 어느 시기 어떤 방식으로 붙었는지가 같은 게임을 전혀 다른 등급의 자산으로 갈라놓는다. 플레이용 물건과 봉인 컬렉터블은 더 이상 같은 범주가 아니다.
가격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최근 5년의 기록만 봐도 분명하다.
5년 사이 같은 시리즈의 천장이 66만 달러(약 10억 원)에서 300만 달러(약 45억 원)로 올라섰다. 게임이 더 재미있어진 것도, 더 희귀해진 것도 아니다. 봉인과 등급이라는 기준이 시장에 자리 잡으면서 값이 따라 올라간 것이다.
희소성은 발견되는 게 아니라 설계된다
흔한 물건도 카테고리를 좁게 쪼개면 희소해진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전체로 보면 수천만 장이지만, '2차 생산분'으로 좁히고 '1986년 초기 광택 스티커'로 다시 좁히고 'PSA 9.6 이상 봉인본'으로 한 번 더 좁히면 매물은 손에 꼽는다. 이번 카피가 '알려진 봉인본 세 개 중 하나'가 된 것도 이 좁히기의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