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으면 사손 오브 더 포레스트 같은 거나 해라." 무기를 요구하는 유저에게 서브노티카2 개발진이 공식 디스코드에서 돌려준 답이다. 비슷한 시기 게임은 닷새 만에 400만 장을 넘겼고, 바로 그 주에 개발사는 사과문을 올렸다. 가장 잘 팔리는 순간에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한 셈이다.
닷새 만에 400만, 그리고 사과문
언노운 월즈의 해양 생존게임 서브노티카2는 5월 14일(한국 시각 15일 0시) 앞서 해보기로 문을 열었다. 출시 직후 100만 장이 나갔고, 반나절 만에 200만 장, 닷새째에는 400만 장을 넘어섰다. 스팀 최고 동시접속은 약 46만 명, 이용자 평가는 지금도 '매우 긍정적'을 지키고 있다. 숫자만 떼어놓고 보면 올해 가장 매끄러운 얼리 액세스 출발에 속한다.
정작 시끄러워진 건 판매고가 아니라 게임의 규칙이었다. 위협적인 생물 앞에서도 반격할 무기가 없다는 불만이 쌓이던 차에, 한 개발자가 공식 디스코드에서 "우리는 죽이는 게임이 아니다, 죽이고 싶으면 다른 게임을 하라"는 취지로 답하면서 불이 옮겨붙었다. 닷새 뒤인 20일, 개발팀은 스팀 커뮤니티에 공식 레터를 올려 고개를 숙였다. 자신들의 일부 발언이 플레이어를 무시하는 것처럼 비쳤다는 사과였다.
무기를 뺀 건 사고가 아니라 설계다

사과로 무엇이 바뀌는지를 들여다보면 개발팀의 속내가 드러난다. 전투를 원하는 사람들이 틀린 게 아니라고 적어놓고도, 정작 살상 무기를 넣겠다는 약속은 어디에도 없었다. 손보겠다고 한 항목은 생물의 공격 타이밍과 어그로 범위, 조명탄과 생존 도구의 효율, 생물이 탈것과 기지를 대하는 방식 정도다. 도망치고 버티는 경험을 더 정교하게 다듬겠다는 뜻이지, 맞서 싸우게 해주겠다는 뜻이 아니다.
단순한 말실수였다면 일은 간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작에 있던 스태시스 소총과 어뢰, 생물을 묶고 쫓아내던 그 수단들을 2편은 설계 단계에서 지웠다. 개발팀이 못 박은 이 게임의 정체성은 무기를 든 사냥이 아니라 취약함과 탐험, 그리고 버텨내는 생존이다. 흥행 한복판에서 개발사가 이렇게까지 물러서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시점은, 시리즈를 처음 만진 유저가 "왜 못 싸우냐"고 가장 크게 묻는 시점과 정확히 겹치기 때문이다.
지금 들어갈 때인가

결국 판단은 가격표 앞에서 갈린다. 한국 스팀 기준 33,700원, 앞서 해보기 기간은 2~3년으로 잡혀 있다. 게다가 공개된 로드맵에는 업데이트가 언제 들어오는지 날짜가 비어 있다. 당장 예정된 패치도 생물 행동을 조정하고 협동 플레이와 인터페이스를 손보는 선에 머물고, 새로운 바이옴과 생물, 다음 이야기처럼 덩치 큰 확장은 한참 뒤로 밀려 있다.
한국 커뮤니티의 반응도 정확히 둘로 갈린다. 낯선 행성을 헤엄치는 분위기와 탐험만으로 값을 충분히 한다는 쪽이 있고, 전작만큼 다듬어진 볼륨을 원한다면 1~2년쯤 묵혀두는 편이 낫다는 쪽이 있다. 어느 쪽도 틀리지 않았다. 지금의 서브노티카2는 완성된 게임이라기보다,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돈 내고 지켜보는 일에 가깝다.
관전 포인트는 개발팀이 이 고집을 어디까지 끌고 가느냐다. 무기를 달라는 목소리는 신규 유저가 밀려들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데, 개발팀은 그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왜 들어줄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 길을 택했다. 사과는 받아냈다. 작살은 다음 패치에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