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오전 7시, 리뷰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IGN, GameSpot을 비롯한 매체들이 일제히 붉은사막 리뷰를 공개했고, 메타크리틱에는 점수가 쌓이며 78점으로 수렴해 갔다. 두 시간 뒤인 오전 9시 24분, 펄어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27.9% 하락한 4만7300원을 찍었다. 7년간의 개발과 300만 위시리스트가 쌓아올린 기대는 한 자릿수 시간 안에 무너졌다.
정작 게임이 열리는 건 내일이다. 3월 20일 오전 8시, 스팀 서버가 가동되면 플레이어들은 그제야 붉은사막에 처음 접속할 수 있다. 리뷰가 나오고, 시장이 반응하고, 그 뒤에야 플레이어가 컨트롤러를 잡게 되는 순서다.
뒤집혀 있다.
25시간의 공백
타임라인을 펼치면 구조가 선명해진다.
스팀 위시리스트가 300만을 넘은 건 3월 초였다. 3월 3일 밤, 펄어비스가 공식 SNS를 통해 이 수치를 알렸다. 이후 예약판매도 가속됐다. 3월 18일 뉴시스 보도 기준, 출시 전 예약판매만으로 40만 장, 약 300억 원 규모가 확인됐다.
리뷰 코드는 출시 약 2주 전부터 배포되기 시작했다. 펄어비스 마케팅 디렉터 윌 파워스는 3월 7일 "이제 겨우 몇 개 보낸 거예요, 이번 라운드는 전통 미디어들만"이라고 밝혔다. 코드를 받은 매체도 PC 버전뿐이었다. PS5와 Xbox Series X|S 리뷰 코드는 제공되지 않았다.
엠바고가 풀리자 메타크리틱에 점수가 쌓이기 시작했고, 78점이 확정됐다. 시장에서 기대치로 회자되던 85~90점대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다. 한국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펄어비스는 전일 종가 6만5600원에서 급락해 장중 최저 4만6050원을 기록했다. 종가 4만6050원. 하락률 29.8%.
게임이 실제로 열리는 건 내일이다. 스팀 공지에 명시된 런치 시각은 3월 19일 23:00 UTC — 한국 시간으로 3월 20일 오전 8시. 리뷰 공개부터 플레이어 첫 접속까지 25시간의 공백이 존재하는 셈이다. 점수는 이미 확정됐고, 시가총액에서 수천억 원이 증발했으며, 아직 누구도 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지 못했다.
같은 게임, 100점과 45점
78이라는 평균 자체보다, 그 안의 편차가 더 많은 것을 드러낸다.

메타크리틱 PC 기준 94개 리뷰의 분포는 긍정 63건, 중립 21건, 부정 1건이다. 만점을 준 매체가 4곳 — Gameliner, Gamers Heroes, The Outerhaven, Vice. 반대편 끝에는 브라질 매체 Critical Hits가 45점을 매겼다.
Critical Hits의 리뷰 본문에는 "90시간 시점에도 UI 불편이 지속된다"는 기술이 남아 있다. 90시간을 투자하고도 45점을 매긴 것이다. 반대편에는 역시 장시간을 쏟은 리뷰어들이 있다. 게임톡은 200시간 플레이 후 리뷰를 공개했고, ComicBook.com 역시 200시간 이상을 거쳤다. JeuxActu는 메인 스토리 클리어에만 120~140시간, 전체 콘텐츠 포함 시 400시간이라는 수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쪽의 평가는 대체로 상위 점수대에 위치한다.
주목할 건, 플레이 시간이 짧아서 점수가 갈린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90시간을 쓴 리뷰어도, 200시간을 쓴 리뷰어도 있지만, 결론은 45점과 100점으로 극단적으로 벌어졌다.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경험이 갈리는 게임인 셈이다.
그런데 시장은 78이라는 평균값 하나로 판결을 끝냈다.
콘솔이라는 사각지대
메타크리틱 백엔드 상품 데이터를 확인하면, PC 플랫폼에는 78점과 94개 리뷰가 채워져 있다. 같은 데이터에서 PlayStation 5와 Xbox Series X는 점수도, 리뷰 수도 비어 있다. criticScoreSummary 자체가 비어있다.
보도에 따르면 콘솔 리뷰 코드는 배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경향은 3월 9일 자 기사에서 "PC 버전 리뷰 코드만 배포"됐으며 "콘솔 버전 검증 공백"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파워스는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공개해서 소비자가 판단할 시간을 주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콘솔 유저들에게 주어진 참고 자료는 PC 리뷰 78점뿐이었다. 자신이 플레이할 플랫폼에 대한 독립적 평가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출시일을 맞은 셈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