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는 첫 주에 300만 장을 팔았다. 메가 크릿의 공식 발표다. 출시 직후 Steam 긍정률은 97%. 리뷰란에는 "얼리 액세스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그 분위기가 2주 만에 뒤집혔다.
Prepared가 사라지던 날
3월 19일, v0.100.0 밸런스 패치 프리뷰가 올라왔다. 핵심 카드 Prepared의 삭제, Borrowed Time과 Capture Spirit의 변경, Doormaker 보스의 상향. 아직 적용되지도 않은 패치 예고에 하루 만에 부정 리뷰 9000건 이상이 쏟아졌다. 최근 리뷰 긍정률은 83%까지 내려갔다.
Prepared는 사일런트의 핵심 카드 중 하나로, 드로우와 디스카드를 동시에 처리하는 덱 순환의 축이었다. 이 카드 하나의 삭제 예고가 가져온 파장은 밸런스 논란을 넘어 "얼리 액세스에서 개발사가 커뮤니티 피드백을 어떻게 다루느냐"라는 문제로 번졌다.
리뷰 폭탄에는 중국 Steam 이용 제한 정책의 영향도 섞여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임에 대한 불만과 외부 요인이 한꺼번에 터진 복합적 상황이었던 셈.
메가 크릿의 선택
개발사는 며칠 만에 방향을 틀었다. Prepared, Borrowed Time, Capture Spirit 변경을 롤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Doormaker 보스도 재조정됐다. 밸런스 조정 자체를 포기한 게 아니라 속도를 늦추고 커뮤니티와 호흡을 맞추겠다는 신호였다. 3월 30일 기준 전체 리뷰 9만6323개, 긍정률 91%로 '매우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어 리뷰도 2660개, 역시 '매우 긍정적'이다.
전작이 2017년 얼리 액세스 진입 후 2019년 정식 출시까지 2년간 이 과정을 반복하며 메타크리틱 89점짜리 게임으로 완성됐던 전례가 있다. 속편도 같은 길 위에 서 있는 건데, 플레이어 규모가 열 배로 커진 만큼 진통도 그에 비례할 거라는 점을 첫 패치가 증명했다.
동전 던지기에서 시작된 5년
속편의 존재 자체가 동전 던지기로 결정됐다는 일화가 있다. 공동 창립자 Casey Yano는 새 프로토타입을, Anthony Giovannetti는 속편을 밀었고 코인 플립으로 방향을 정했다는 것.
개발 5년 중 가장 큰 변곡점은 엔진 전환이었다. 2023년 9월 Unity가 런타임 라이선스 정책을 변경하자 메가 크릿은 약 2년치 개발분을 폐기하고 Godot으로 갈아탔다. 출시 일정도 원래 2025년에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2026년 3월에 도착했다.
마이크로트랜잭션은 넣지 않겠다고 명시한 상태. 27,000원 단일 가격으로 첫 주 300만 장을 팔았고, 분석가 Rhys Elliott는 2주 누적 460만 장에 매출 9200만 달러로 추정했다. 공식 수치는 아니지만, 얼리 액세스 게임의 통상적 실적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다.
메가 크릿은 Steam 커뮤니티 디브리프에서 첫 2주간 2억5000만 회의 런이 실행됐다고 밝혔다. 한 판에 1~2시간이 걸리는 로그라이크에서 이 숫자는 플레이어들이 단순히 사서 설치만 한 게 아니라 반복적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