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CEO 스트라우스 젤닉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전체에 수백 건의 파일럿을 운영 중이라고도 했다. 4월 2일, 테이크투는 AI 팀 수장과 핵심 인력을 해고했다. 같은 주, 워프레임 개발사 디지털 익스트림즈의 커뮤니티 디렉터 메건 에버렛은 PAX East 2026 인터뷰에서 "우리 게임에 AI가 생성한 것은 없을 겁니다, 영원히"라고 잘라 말했다.
60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127억 달러 인수에 딸려온 AI 조직, 15개월 만에 해체
테이크투의 AI 총괄이었던 루크 디켄은 4월 2일 링크드인에 이렇게 썼다. "정말 유감이지만, T2에서의 제 시간이, 그리고 제 팀의 시간이 끝났습니다." 해고 사유로 그가 언급한 것은 "경영진의 우선순위 변경"이었다.
디켄은 징가(Zynga)에서 10년 넘게 게임 AI 기술을 개발한 인물이다. 2022년 테이크투가 징가를 127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함께 넘어왔고, 2025년 1월 테이크투 전사 AI 총괄로 임명됐다. 취임 후 약 15개월 만의 해고인 셈이다. 디켄과 함께 AI 리서치 디렉터, SRE 시니어 매니저, 시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2명이 자리를 잃었다. 최소 8명 이상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테이크투는 코멘트를 거부했다.
디켄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이 팀은 "7년간 게임 개발을 지원하는 최첨단 기술을 만들어왔다." 징가 시절부터 쌓아온 응용 AI 역량이 테이크투 인수를 거쳐 전사 조직으로 격상됐다가, 다시 소멸한 궤적이다.
2월 실적 발표, 그리고 4월 해고
타이밍을 정리하면 모순의 윤곽이 드러난다.
| 시점 | 내용 |
|---|---|
| 2022년 | 테이크투, 징가 인수(127억 달러). AI 팀 확보 |
| 2025년 1월 | 디켄을 테이크투 전사 AI 총괄로 임명 |
| 2026년 2월 | 젤닉 CEO, Q3 실적 발표에서 "생성형 AI 적극 도입, 수백 건 파일럿 운영 중" |
| 2026년 4월 2일 | AI 총괄 포함 최소 8명 해고 |
젤닉은 같은 2월 실적 발표에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생성형 AI가 GTA 6에 관여하는 부분은 제로입니다." 수백 건의 AI 파일럿을 운영하면서도 대표작에서는 배제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두 달 뒤, 그 파일럿을 이끌던 팀이 해고됐다.
해석은 갈린다. 내부 AI 팀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을 수도, 외부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과정일 수도, 혹은 AI 전략 자체가 재편되는 중일 수도 있다. 확인된 것은 하나뿐이다. "적극 도입"이라는 선언과 "핵심 인력 해고"라는 실행이 60일 간격으로 공존했다는 사실.
"철저하게 비AI 회사입니다." 디지털 익스트림즈의 정반대 행보
같은 주, 정반대 방향의 선언이 나왔다.
PAX East 2026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이다. 에버렛의 말투는 공식 성명이라기보다 개인적 확신에 가까웠지만, "우리는 비AI 회사"라는 선언은 기업 정체성의 표명으로 읽힌다. 디지털 익스트림즈는 워프레임을 2013년 출시 이후 13년간 라이브 서비스로 운영해온 스튜디오다. 차기작 소울프레임(Soulframe)도 같은 원칙 아래 개발되고 있으며, 올해 3월에는 워프레임 스위치 2 버전까지 출시하며 플랫폼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산업, 두 개의 베팅
테이크투 쪽 변수는 아직 불투명하다. AI 기술을 포기한 건지, 내부 조직 대신 외부 벤더로 전환하는 건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127억 달러 인수에 딸려온 AI 역량이 핵심 자산에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재분류됐다는 점이다.
디지털 익스트림즈 방식에도 리스크가 없지 않다. 산업 전반이 AI로 제작 효율을 끌어올리는 사이, 사람의 손에만 의존하면 개발 속도와 비용 경쟁에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13년 된 라이브 서비스가 콘텐츠 공급 속도로 밀리는 시점이 온다면, "영원히"라는 선언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양쪽 모두 자기 베팅의 결과를 시장에서 증명해야 하는 셈이다. 테이크투의 "수백 건 파일럿"은 이제 누가 운영하는가. 디지털 익스트림즈는 사람만으로 13년을 더 유지할 수 있는가. 게임 업계에서 AI의 자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