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이 출시 한 달을 넘겼다. 3월 19일 글로벌 동시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400만 장, Steam 동시접속 27만6000명, PS Store 3월 다운로드 유럽·아시아 1위. 숫자만 보면 펄어비스의 첫 글로벌 AAA 타이틀은 순항 중이다.
그런데 지금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운 불만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수백 시간을 플레이한 유저들이 모든 거점을 점령한 뒤 세계가 너무 평화로워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게임을 너무 많이 했다는 불만. 출시 한 달짜리 게임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이상한, 그리고 가장 좋은 종류의 문제다.
판매량 400만 장, 속도의 의미
출시 첫날 200만 장. 한국 게임 역사상 당일 판매량 최고 기록이다. 4일 만에 300만, 12일 만에 400만 장을 넘겼다. 추정 매출은 약 2억 달러(약 2750억 원)이며, 이 중 PS5 판매가 절반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연간 판매량 추정치를 526만 장으로 상향했다. 원화 기준 판매가를 감안하면 올해 매출이 2700억~4200억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펄어비스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2106억 원으로 전망되며, 전년 동기 대비 151.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786억 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PS Store 3월 다운로드 차트에서 붉은사막은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1위, 북미에서 2위를 기록했다. 북미 1위는 MLB The Show 26이었다.
3월 마지막 주 기준 미국 시장 데이터에서 붉은사막은 Xbox 주간 체류시간 1위(활성 유저당 20시간), PlayStation 2위(22시간)를 기록했다. PS에서 붉은사막을 앞선 것은 패스 오브 엑자일뿐이다.
주간 20시간은 하루 평균 약 3시간에 해당한다. 라이브 서비스가 아닌 싱글 플레이 중심의 유료 게임에서 이 수치가 나온다는 건, 단순히 판매량이 높은 게 아니라 산 사람들이 실제로 플레이하고 있다는 뜻이다. 판매량은 마케팅으로 만들 수 있지만, 체류시간은 게임 자체가 만든다.
Steam, 혼합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출시 직후 Steam 리뷰는 '혼합'이었다. 조작감, 로딩 시간, UI에 대한 지적이 집중됐다. 펄어비스는 출시 2주 동안 빠르게 패치를 반복했고, 리뷰는 '대체로 긍정적'을 거쳐 '매우 긍정적'으로 전환됐다. 동시접속 피크도 출시 당일이 아닌 패치 이후인 3월 29일에 27만6261명을 찍었다.
4월 4일 배포된 1.02.00 패치에서는 개인 창고 슬롯이 기존 240칸에서 최대 1000칸으로 확장됐다. 그레이메인 캠프 확장 단계에 따라 5단계로 늘어나는 구조다. 투구 표시/숨김 토글, 조작 옵션 추가, PS5 Pro 관련 수정도 포함됐다. 출시 이후 거의 매주 패치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적이 없어서 불만인 게임
수백 시간을 플레이한 유저 사이에서 새로운 종류의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모든 적 거점을 점령하고 나면 월드에 처치할 대상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에서는 "수백 시간을 플레이한 뒤 세계에 죽일 것이 거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심연 유물 도전 과제 중 특정 무기 유형으로 다수의 적을 처치해야 하는 항목을 후반에 남겨둘 경우 완료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세 가지 해결책이 제안됐다. 적이 거점을 탈환하는 시스템, 캠프 초기화 옵션, 동시 처치 조건 완화. 비슷한 문제는 고스트 오브 요테이에서도 보고된 바 있어, 오픈월드 장르 전반의 설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펄어비스는 출시 이후 유저 피드백에 빠르게 대응해온 만큼, 이 문제에 대한 후속 패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재까지 적 리스폰 관련 공식 언급은 없다.
한 달 뒤의 질문
400만 장은 손익분기점을 넘긴 수치로 알려져 있다. 판매 속도는 유지되고 있고, 체류시간은 경쟁작 대비 최상위권이다. Steam 리뷰 반전은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운영에서 축적한 라이브 대응 역량이 유효했음을 보여준다.
남은 변수는 콘텐츠 소진 속도다. "세계가 너무 평화롭다"는 불만은 게임의 콘텐츠 총량이 유한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펄어비스는 추가 콘텐츠 계획을 예고한 상태다. 500만 장 돌파 시점과 함께, 이 게임이 일회성 흥행으로 끝나는지 장기 IP로 자리잡는지가 하반기에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