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두 시간은 의아했다. 나는 짐을 졌다. 무거운 짐이었다. 그걸 지고 산을 넘었고, 강을 건넜고, 비를 맞았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것 같은 목적지를 향해 계속 걸었다.
왜 이런 게임에 시간을 쓰는 걸까. 누군가 옆에서 물었다면 대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택배 시뮬레이터라는 조롱은 2019년부터 있었고,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세 시간째부터 뭔가 달라졌다.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왜 짐을 나르는가
데스 스트랜딩 시리즈를 설명하는 가장 정직한 방법은, 설명을 포기하는 것이다. 코지마 히데오 자신도 이 게임의 장르를 기존 분류로 설명할 수 없어서 '스트랜드 게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결을 뜻하는 스트랜드. 끊어진 세계를 잇는 배달부의 이야기.
1편에서 샘 포터 브리지스는 분열된 미국을 카이럴 네트워크로 연결했다. 2편은 그로부터 11개월 뒤다. 네트워크는 완성됐고, 무인 배송 시스템 APAS가 인간 배달부를 대체했다. 샘은 더 이상 필요 없는 사람이 됐다. 루와 함께 은둔하던 그가 다시 짐을 지게 되는 이유는, 게임이 천천히 들려줄 이야기다.

걸으면 보이는 것들
코지마 프로덕션이 이 게임에 6년을 쏟은 흔적은 풍경에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다.


사막을 달릴 때의 건조한 바람과, 모래폭풍 속에서 짐이 흔들리는 긴장감은 같은 맵 위에서 벌어지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2편에 추가된 기상 재해 시스템이 만들어낸 변화인데, 홍수와 모래폭풍은 스크립트 이벤트처럼 극적으로 등장하기보다는 날씨처럼 찾아온다. 어느 순간 하늘이 어두워지고, 바람 소리가 커지고, 발밑의 감각이 달라진다.
PC 포팅을 맡은 닉세스 소프트웨어의 작업이 이 풍경을 살렸다. 4K 해상도에서 100프레임 이상이 나오는 구간이 드물지 않고, 울트라와이드(32:9)까지 지원한다. 스팀 리뷰가 압도적으로 긍정적(96%)을 기록한 데는 이유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