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러 네 개를 꽂는 순간, 모니터 앞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온라인 매칭 로비에서 모르는 사람과 핑을 따지던 긴장감이 아니라, 옆자리에서 팔꿈치가 부딪히고 "야, 그거 내 캐릭터잖아"라는 소리가 터진다.
4인 로컬 코옵은 게임의 가장 오래된 쾌락 중 하나인데, 의외로 어떤 게임이 진짜 4인 로컬을 지원하는지 찾기가 쉽지 않다. 스토어 페이지에 '멀티플레이어'라고 써놓고 실제로는 온라인 전용인 경우가 태반이다.
직접 확인했다. 스팀 스토어 페이지에서 '로컬 코옵' 태그를 달고 있으면서, 실제로 컨트롤러 4개를 연결해 한 화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만 골랐다. 스포츠 대전부터 가족 파티, RPG 모험, 그리고 들어본 적 없지만 평점이 무서운 숨겨진 명작까지.
남자들 모여라
네 명이 앉았는데 뭘 할지 모르겠으면 스포츠를 켜면 된다. 규칙 설명이 필요 없다.
NBA 2K 시리즈

2대2로 나눠 붙는 순간, 거실이 코트가 된다. NBA 2K 시리즈는 매년 스팀 평점에서 혼합적 평가를 받지만, 로컬 4인 농구 대전만 놓고 보면 대안이 사실상 없다. ProPLAY 기술로 실제 선수 모션을 캡처한 덕에, 르브론의 드라이브와 커리의 3점 슛이 옆에 앉은 친구의 한숨과 함께 재현된다.
MyCAREER나 MyTEAM은 혼자 하는 것이지만, Quick Game에서 컨트롤러 4개를 잡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각자 팀을 고르고 쿼터 시간을 5분으로 줄이면 한 판에 20분. 그 20분 동안 터져 나오는 고함이 온라인 랭크 10판을 거뜬히 넘는다.
EA SPORTS FC 시리즈

축구를 빼놓을 수는 없다. EA SPORTS FC 시리즈(구 FIFA)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포츠 게임이고, "축구 게임 하자"라는 한마디면 충분하다. FC 26은 드리블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고, 750개 이상의 클럽과 2만 명 넘는 라이선스 선수를 갖추고 있다.
운동장에서 축구 한판 후 친구 집에 모여 축구게임은 당연한 것이다.
가격: 80,000원 (스팀, 2025년 9월 25일 출시) | 스팀 평점: 한국어 리뷰 30% 긍정
Rocket League
에픽게임즈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게임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그냥 다운받으면 된다.
차량으로 축구를 한다. 말도 안 되는 전제인데, 5분만 잡으면 감이 온다. 분할 화면 4인을 공식 지원하며, 컨트롤러만 연결하면 바로 로컬 매치에 진입할 수 있다. 2대2로 나눠 붙든 3대1로 핸디캡을 주든 자유롭게 구성 가능하다.
메타크리틱 86점. 2015년 출시 이후 10년째 업데이트가 이어지고 있고, 무료 전환 이후 진입 장벽이 완전히 사라졌다. "일단 한 판만"이 세 시간이 되는 게임이다.
플랫폼: PC (Epic), PS5, Xbox, Switch | 가격: 무료
온 가족이 함께
아이부터 부모까지, 게임 경험과 무관하게 바로 참여할 수 있다. 규칙은 단순하고 한 판은 짧다. 실패해도 웃음이 나온다는 게 이 장르의 핵심이다.
Overcooked! All You Can Eat

4인 협력 요리 게임의 정점. 오버쿡 1편과 2편의 모든 콘텐츠를 하나로 합친 올인원 패키지다. 양파를 썰고, 냄비를 올리고, 접시를 배달하는 단순한 행위인데, 4명이 동시에 하면 주방이 전쟁터가 된다.
"양파 줘!" "불 꺼!" "왜 접시를 바닥에 놔!" 비명이 BGM을 완전히 덮는다. 색맹 모드와 접근성 옵션이 잘 갖춰져 있어 나이나 게임 경험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다.
가격: 41,000원 (스팀) | 로컬: 4인 | 스팀 평점: 대체로 긍정적 73%
Moving Out 2
이사 시뮬레이터라는 장르가 존재한다. 4명이 함께 가구를 들고 트럭에 싣는 게임인데, 물리 엔진이 의도적으로 엉망이라 소파가 창문으로 날아가고 냉장고가 계단에서 구른다.
오버쿡이 협력의 스트레스라면, Moving Out 2는 파괴의 쾌감이다. 가구를 "조심히" 옮길 필요가 전혀 없고, 벽을 부수고 지름길을 내는 것이 오히려 고득점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가격: 34,800원 (스팀) | 로컬: 4인 | 스팀 평점: 대체로 긍정적 77% (최근 84%)
Unrailed!
네 명이 한 팀으로, 끝없이 확장되는 세계에 철도를 건설한다. 나무를 베고, 광석을 캐고, 레일을 깔고, 기차가 도착하기 전에 길을 완성해야 한다. 기차는 멈추지 않는다.
오버쿡의 구조와 비슷하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픽셀 아트 그래픽에 로그라이크 요소가 섞여 있어 매 판이 새로운 맵을 생성하고, 기차 업그레이드 선택에 따라 전략이 갈린다. 경쟁 모드에서는 2대2로 나눠 누가 더 먼 거리까지 레일을 까는지 겨루는 것도 가능하다.
가격: 24,000원 (스팀) | 로컬: 4인 | 개발: Indoor Astronaut
아빠는 전사, 딸은 도적
파티 게임의 가벼움 대신, 함께 모험을 떠나고 싶은 가족을 위한 선택지다. 역할을 나누고 레벨을 올리고 보스 앞에서 전멸했다가 다시 도전하는 과정. 파티 게임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 "아빠 힐 줘!" 같은 소리가 거실에 울린다.
테일즈 시리즈

테일즈 시리즈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먼저 알려야 할 것이 있다. 이 시리즈의 4인 코옵은 탐색이 아니라 전투에서만 작동한다. 필드를 돌아다닐 때는 한 명이 조작하고, 전투에 돌입하면 나머지 세 명이 각자 파티원을 맡아 직접 싸운다.
아빠가 주인공 유리를 잡고 앞에서 칼을 휘두르면, 엄마는 에스텔로 뒤에서 힐을, 아들은 카롤로 탱킹을, 딸은 리타로 마법 딜을 넣는 식이다. 전투가 끝나면 다시 아빠가 스토리를 진행시키고, 아이들은 옆에서 대사를 읽으며 다음 전투를 기다린다. 어린 자녀가 있어도 역할 분담이 깔끔하게 나뉜다.
스팀에서 4인 로컬 코옵이 가능한 테일즈 타이틀:
| 타이틀 | 출시 | 스팀 가격 (정가) | 스팀 평점 |
|---|---|---|---|
| Tales of Symphonia | 2016년 | 21,000원 | 압도적 긍정적 85% |
| Tales of Vesperia: DE | 2019년 | 49,800원 | 매우 긍정적 |
| Tales of Zestiria | 2015년 | 54,000원 | 매우 긍정적 80% |
| Tales of Berseria | 2017년 | 45,800원 | 매우 긍정적 |
| Tales of Graces f Remastered | 2025년 | 49,800원 | 매우 긍정적 88% |
입문작으로는 Vesperia: Definitive Edition을 권한다. 캐릭터 밸런스가 4인 코옵에 최적화돼 있고, 스토리 볼륨이 80시간 이상이라 긴 시간 함께 즐기기에 적합하다. 전투 시스템이 가장 쾌적한 건 Graces f Remastered다. 스타일 시프트 시스템이 액션성을 끌어올려 아이들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Dungeons & Dragons: Chronicles of Mystara

캡콤이 1990년대 오락실에서 선보인 두 편의 D&D 벨트스크롤 액션, Tower of Doom(1993)과 Shadow over Mystara(1996)를 하나로 묶은 리마스터다. 2013년 스팀 출시 이후 지금까지 매우 긍정적 81%를 유지하고 있다.
전사, 엘프, 드워프, 도적. 4인이 클래스를 나눠 잡고 던전을 밀어붙인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그래픽은 확실히 레트로지만, 갈림길마다 루트가 달라지는 분기 시스템과 아이템 조합의 깊이는 2026년에 해도 놀라울 정도다. Drop-in/Drop-out 코옵을 지원해서, 중간에 합류하거나 빠지는 것도 자유롭다. 하우스 룰 모드로 게임 규칙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
가격: 18,800원 (스팀) | 로컬: 4인 | 스팀 평점: 매우 긍정적 81%
Minecraft Dungeons
마인크래프트 세계관의 던전 크롤러. 디아블로의 구조를 가져와 마인크래프트의 비주얼로 감싼 게임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PC에서 4인 로컬 코옵을 정식 지원하며, 마우스+키보드 1명과 컨트롤러 3명 조합도 가능하다.
난이도 조절이 유연해서 어린 자녀와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고, 장비 수집과 인챈트 시스템이 있어 RPG적 성장감도 갖추고 있다. 스팀 전체 평점 91%로, 캐주얼 던전 크롤러 중에서는 최상위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 24,900원 (스팀) | 로컬: 4인 | 스팀 평점: 매우 긍정적 91%
숨겨진 명작
유명한 건 다 해봤다면 여기서 고르면 된다.
Crawl

스팀 평점 95%.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태그를 달고 있으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존재조차 모르는 게임이다.
4명이 한 던전에 들어가지만, 영웅은 단 한 명뿐이다. 나머지 세 명은 유령이 되어 던전의 몬스터와 트랩을 조종하고, 영웅을 죽이면 그 자리를 뺏어 자신이 영웅이 된다. 최종 보스전에서는 세 명이 합체해 거대 보스의 각 부위를 직접 조종한다.
영웅은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모으면서 강해지지만, 유령 플레이어도 소환하는 몬스터의 티어가 올라간다. 매 판이 30~40분이고, 판마다 구조가 달라지니 질리지 않는다.
가격: 16,500원 (스팀) | 개발: Powerhoof | 출시: 2017년
Pummel Party
마리오 파티를 PC로 옮겨왔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분위기가 훨씬 과격하다. 4~8명이 보드 게임 위를 돌며 미니게임을 치르고, 아이템으로 서로를 방해한다. 미니게임 종류만 수십 가지, 보드맵도 다양해서 반복 플레이에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스팀 평점 89%, 리뷰 4만 5천 건 이상. 마리오 파티를 좋아하는데 스위치가 없으면 이걸 깔면 된다.
가격: 16,500원 (스팀) | 로컬: 4~8인 | 개발: Rebuilt Games
Lovers in a Dangerous Spacetime
네온 컬러의 원형 우주선 안에서 4명이 각자 엔진, 대포, 방패, 야마토포를 맡아 적을 막는 협력 슈팅이다. 한 명이 대포를 쏘는 사이 다른 한 명이 방패 쪽으로 뛰어가야 한다. 소통이 끊기면 바로 폭발한다.
메타크리틱 80점, 스팀 매우 긍정적 88%. 비주얼이 화려하고 규칙이 직관적이어서 게임을 잘 모르는 가족도 금방 적응한다. "우주 비상사태 시뮬레이터"라고 부를 만하다.
가격: 16,000원 (스팀) | 로컬: 4인 | 개발: Asteroid Base
구매 전 체크리스트
로컬 4인 코옵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확인할 것들이 있다.
컨트롤러: 대부분의 게임이 Xbox 호환 컨트롤러를 기본으로 인식한다. 듀얼센스(PS5)도 스팀에서 네이티브 지원되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 전용 타이틀(Rocket League 등)은 별도 설정이 필요할 수 있다. 최소 4개의 컨트롤러를 미리 준비하자.
모니터 크기: 분할 화면 게임은 4등분되면 각 영역이 좁아진다. 32인치 이상의 모니터나 TV를 권장한다. 소파에서 떨어진 거리에서 플레이하는 경우 43인치 이상이 편하다.
PC 사양: 파티 게임 대부분은 저사양에서도 구동되지만, NBA 2K26이나 EA FC 26은 분할 화면 시 GPU 부하가 올라간다. 스팀 스토어의 권장 사양을 확인하자.
컨트롤러 4개, 32인치 이상 화면. 이것만 갖추면 준비 끝이다. 어떤 게임을 고르든 거실이 시끄러워진다.




